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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입니다 나홀로 여행 나홀로 여행 하며 엄살피우고 다녔지만 사실 모든 여행은 혼자 진행할 수 없다. 난생 처음 보고 앞으로도 만날 일 없는 사람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길을 가르쳐주거나 사진을 찍어주거나 가방을 들어주거나 버스 시간을 알려주며 친절히 대해주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다. 그러므로 나홀로 여행이라는 말은 건방진 표현이다. 여행이 길어질수록 도움을 요청하고 받는 것에 능숙해지면서 그러한 관계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자기 스스로 모든 상황을 헤쳐나갔다는 착각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리고는 무뚝뚝한 도시에 대해서는 나쁘게 평가한다. 하지만 우리 여행자들은, 받아야 할 도움을 못받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들의 바쁜 일상 사이에 끼어든 걸인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걸인. 사실 이번 여행의 화두는 걸인이.. 더보기
체 게바라 부풀어오르는 것도 좋고서서히 가라앉는 것도 좋고그러한 변화를 느끼는 것 또한 좋다 동적인 것이 꼭 좋지만도 않고그렇다고 정적인 것이 최고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 휩쓸리다가도 어느 순간눈을 번쩍 뜰 수 있는 상태 그리고 그 상태에 있든 아니든 아무렴 어떠냐고 흘려보낼 수 있는 마음가짐 마치 체로 바람을 거르듯그렇게 살고싶다. 더보기
삶, 공간 카페에서 책을 읽다 문득 맞은편 빌딩을 바라보았다.층층의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빌딩의 단면은 마치 벌집처럼똑같이 짜여진 업무공간과 그 속에 박힌 사람들의 박제와도 같았다. 빌딩에서 나를 내려다보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카페의 커다란 유리창이라는 프레임 안에옆 사람과 나란히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 공간은, 프레임은 이렇게우리네 삶에 격자무늬를 갖다대어 기어코 틀에 맞춰놓는다.내가 무엇을 하든, 보이는 것은 커다란 틀 속의 한 존재. 네모의 공간, 네모의 창, 네모난 스크린, 네모난 책'네모의 꿈'이라는 지나간 노래가 떠오른다. 공간의 형태가 우리의 삶을 틀짓는다.거꾸로 생각하면 우리의 삶이 공간의 형태를 만든다. 결국 이 곳 서울의 삶은 네모진 것이다.둥글거나 추상적 형태의 삶을 살 수는 없.. 더보기